7월 29일 수요일(20일 차) : 엄마 폐렴 석션

 

엄마가 중환자실에서 나오면 나는 일상생활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길랑바레 증후군의 증상 중 40% 이상에서는 호흡근이 매우 약해져 일시적으로 기계호흡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엄마가 그랬다. 그래서 배의 힘이 없어서 가래를 뱉어내지 못하였다. 폐에 달라붙어 있는 가래를 떼내야 해서 석션을 하였는데 가래를 빼 주지 못하면 중환자실에 갈 수도 있거나 목구멍에 구멍을 내는 기도삽관으로 가래를 빼야 해서 가래 석션이 아주 중요했다.

 

 

간호사 한 명이 기다란 주황색 호수를 입아네 개구기로 넣어서 기계로 가래를 흡입하는 것을 알려 주었는데 호수를 깊숙이 넣는 기술이 필요했다. 그런데 나는 호수를 폐까지 넣어야 하는데 엄마가 고통스러워하여 잘못했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부탁을 했는데 원주세브란스병원의 82 병동 간호사들은 정말 친절하였고 특히 간호부장과 엄마 담당 간호사들은 환자들의 회복을 위해 헌신적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하다.

 

엄마는 그나마 그 병실에서 가장 양호한 환자였다. 이 병실의 환자들은 주로 뇌졸중 환자들이었다. 엄마의 앞쪽에 있는 아가씨는 25살인테 뇌졸중으로 2년 동안 투병 중인데 엄마가 간병을 하고 있었고 아가씨 옆에 있는 분은 은행 지점장, 50대였는데 갑자기 쓰러졌다고 했다. 그 옆의 뇌졸중 할머니는 의식만 있었는데 잠만 주무시고 계셨다.

 

뇌졸중 환자들은 의식과 눈동자만 움직이고 있으며 목에 구멍을 내서 기도삽관을 하여 석션을 하였다. 그리고 예쁜 얼굴에 머리를 감겨주기가 힘드니 스포츠 머리로 잘랐다. 소리도 다 듣고 그랬는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슬플까 하는 생각에 안쓰럽기도 했다.

 

엄마는 중환자실에서부터 가래 석션을 하였는데 중환자실에서는 수면제로 석션하는데 힘듦을 잘 느낒 못하였는데 의식을 가지고 석션을 하는데 죽다 살아나 듯한 고통으로 석션을 계속했다. 하루에 10번 이상씩 한 달 이상을.... 엄마의 첫 번째 고통은 호흡곤란으로 중환자실에 있었던 것이고, 두 번째 고통은 가래 석션이었다. 그러면서 엄마는 '갔으면 좋겠어;라고 할 정도로 힘들어했다. 

 

엄마를 고통스럽게 석션을 하는 모습을 보고 집에 가야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집에 오는데 너무 마음이 무겁고 슬펐다. 집 앞 몇 m를 걸어오는데 창피하게 마음이 북 바쳐 울음이 났다. 그런데 아이들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는데 울음이 멈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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